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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우리아이 어떤 이름을 좋을까요? - 이름에 담겨있는 여러가지 뜻을 확인하세요.

이름이 아무려면 어때? 삼순이만 아니면 되지!

평생 불릴 아기 이름은 함부로 짓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이름을 지어준다고 해도 촌스럽거나 부르기 불편하면 놀림감이 되기 십상이고, 유행에 맞는 예쁜 이름도 작명 이론에서는 최악인 경우도 있다. 자녀의 불만족스러운 이름은 두고두고 부모를 원망하게 될 뿐 아니라 아이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종류도 방법도 다양한 신생아 이름 짓기의 숙제를 푼다.

아기 이름 짓기, 유행만 따르면 후회

시대에 따라 이름에도 유행이 있다. ‘김수한무 거북이와두루미 삼천갑자동방삭~’라는 긴 이름이 개그 소재로 사용됐을 정도로 한때 세 글자 이상의 긴 이름 짓기가 유행했으며, 1990년대 초반에는 한글 이름 짓기 붐이 일어나 누리나 나래, 다솜, 아라, 여름, 두나, 으뜸, 주미 등 우리말로 자녀 이름을 짓는 가정이 많았다. 또 세리, 수지, 지오, 리오, 헨리 등 영어식 발음으로 이름을 지어 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부모들도 있었다. 이름은 평생 가는 것이므로 때론 특별하고 개성 있는 이름도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시기성보다 평범하면서도 작명 원칙에 맞는 이름을 짓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한글 이름을 지었다가 한자 이름으로 개명하는 사람들도 다른 아이들과 다른 소외된 기분 때문이거나 아이와 맞지 않는 이름이란 사실을 나중에 알고 나서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 나오는 택시 기사와 삼순이의 대화에서도 이름의 중요성은 드러난다. 이름 때문에 고민인 주인공 삼순이에게 택시 기사가 “이름이 아무려면 어때요? 삼순이만 아니면 되지요”라고 말하는 순간, 시청자들은 폭소를 터뜨렸지만, 정작 삼순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들에게는 웃지 못할 현실인 것이다. 옷은 유행에 따라 바꿔 입으면 그만이지만 이름은 마음대로 주고 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늘 염두에 두자.

어떤 이름이 좋은 이름인가?

부르기 편한 이름인가? 평생 부를 아이의 이름. 너무 발음하기 어렵거나 거친 음을 내는 글자라면 이름이 아닌 욕처럼 들리거나 다른 사람들이 별명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향후 아이가 자기소개를 할 때도 자신의 이름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해 난감한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일례로 이름 세 글자 받침이 모두 ‘ㄱ’ ‘ㄴ' 등으로 같거나 초성 자음이 중복되면 발음이 분명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좋은 뜻이 담겨 있나?

남아 선호 사상이 뿌리 깊었던 과거엔 딸은 이제 그만 낳고,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의미로 여아 이름을 섭섭, 끝자, 말자, 끝순, 말숙, 막딸이라고 지었다. 말 그대로 딸을 낳아 섭섭하다와 마지막이라는 뜻이 각각 담겨 있는 것이다. 언뜻 봐서도 이 아이가 귀하게 자랐는지, 구박 받으며 자랐는지 알 수 있는 이름들이다. 그래서 사정에 따라 개명 신청이 간편해진 지금은 어릴 적 이름을 뒤늦게 바꾸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김치국이나 고생문과 같은 이름 역시 아무리 적절한 요소를 갖췄다 하더라도 다른 것을 연상할 수 있어 적합한 이름으로 볼 수 없다. 부르기 편한 이름만큼 그 속에 담긴 뜻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억하기 쉬운 감각적인 이름인가?

아주 어렵게 태어났다 해서 지은 ‘가까스로얻은노미’나 ‘박차고나온노미새미나’라는 이름들은 사람들에게 잘 기억되는 특이한 이름이지만 한 번에 이어 부르기 벅차고 남이 보기에 웃음거리가 되거나 놀림감이 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유명인과 동명이인일 때도 비교하여 장난기가 발동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는 그런 동명이인 상황을 소재로 한 대표적인 경우. 이 드라마를 통해 산소 같은 여자 이미지의 배우 이영애와 판이하게 다른 외모를 가진 영애 씨, 이름과 현실 사이의 불균형으로 벌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들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기억하기 쉽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아이가 커서도 만족할 수 있는 이름이 되려면 어떤 분야에서도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참신하고 감각적인 이름이어야 한다.

지나치게 성별을 의식한 이름인가?

여자라고 해서 너무 예쁘고 가녀린 이미지의 이름으로 지으면 성장하면서 성격 또한 지나치게 여성적일 수 있다. 이런 경우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공주병을 낳거나 작은 일에도 남에게 의지하고 보호받으려는 성향으로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들다. 이름에 비해 털털한 성격의 여성도 예쁜 이름만 보고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그렇다고 아직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의 성격까지 꿰뚫어보고 이름을 지을 수는 없겠지만 성별을 심하게 의식하고 지어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중성적인 이름이 현대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름은 부르라고 짓는 것입니다.

조선 초기의 재상 가운데 하륜(河崙; 1347~1416)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들의 이름을 ‘구(久)’라고 짓고, 이름을 지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나무가 오래 자라면 산 구렁에서 우뚝 솟을 수 있고, 물이 오래 흐르면 반드시 바다에 이를 수 있게 된다. 사람의 학문도 이와 같아서 오래도 록 중단하지 않으면 반드시 이름이 있게 된다. 너의 이름을 ‘久(오랠 구)’로 정한 이유는 너의 이름을 돌아보고 뜻을 생각하여 감히 방종한 행 동을 하지 말며, 감히 놀기를 좋아하지 말고, 오늘 한 이치를 깊이 파고들어 연구하고 내일 한 이치를 또 깊이 연구하며, 오늘 한 가지 착한 일 을 행하고 내일 한 가지 착한 일을 행하며, 날마다 조심하여 비록 쉴 만한 때라도 쉬지 않고 노력하면 인격과 교양이 구비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날로 퇴보하여 반드시 소인(小人)이 될 것이니, 너의 이름이 뜻하고 있는 바를 공경하고 이를 실현하고자 노력 하라.”

이 말은 이름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생각을 잘 대변해주는 것입니다. 자식에게 좋은 의미를 담은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 곧 자식의 인생을 더 욱 살찌운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전통은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너무 소중해서 차마 부르지 못했던 조상들

하지만 이름을 대하거나 부르는 방법에 대한 생각은 조금 달랐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이름을 부르는 시대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름은 쓰는 시대였던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이름에 이름 이상의 생명이나 정령이 있다고 믿어 왔습니다. 또한 남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면 그 과정에서 이름의 기운이 빠지거나 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조상들은 성인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하였고 오로지 임금과 스승, 아버지만이 그 이름을 부를 수 있었답니다. 이름을 너무 소중히 여긴 나머지 빚어진 일이지만 그 시대엔 지극히 당연한 관행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이름을 부르면 인격을 모독하는 것으로 생각했 을 정도였지요. 다른 사람을 부를 때 관직이나 호나 자를 덧붙이지 않고 맨 이름만을 부르거나 기록하는 것은 그 사람을 멸시하는 것으로 여 겼습니다. 실례로 <예기>라는 고서에는 “제후가 실정을 하여 관할하던 영지를 잃으면 이름을 부르고, 인륜을 그르쳐서 동족을 멸한 경우에도 이름을 부른다”고 적혀 있습니다.

또한 각별히 예우를 해야 할 아랫사람에게는 비록 윗사람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이름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중국의 황제가 조조의 이름을 함 부로 부르지 못했고, 공양왕도 이성계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했답니다.

제 스스로 자기 이름을 부르는 것도 특별히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의미로 보아 아무 경우에나 함부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즉, 아버지 앞에서는 자식은 서로 이름을 부르고 임금 앞에서는 신하가 서로 이름을 부른다고 하였습니다(父前子名 君前臣名).
옛 사람들이 이처럼 이름을 소중히 여기고 삼간 것은 세상에 나서 3개월이 되었을 때 아버지가 아기의 오른손을 잡고 좋은 글자를 골라 지은 것이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이름이란 곧 부모를 대하듯 겸양해야 하는 대상이었던 것이지요. <예기>에는 또한 “군자는 아버지가 사망한 후에 는 이름을 바꾸지 않는다” 하여 부모님이 돌아가신 다음 이름을 바꾸는 것은 자식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이처럼 이름을 쓰던 시대에는 이름 자체를 존귀하게 여겨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하였고, 그래서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칭호가 필요하게 되어 옛사람들은 자나 호를 지어 스스럼없이 불렀던 것입니다. 이러한 이름에 대한 옛사람들의 생각이 지금에도 영향을 미쳐 남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은 대단한 실례가 되기도 합니다.
사회 생활을 할 때 여전히 남의 이름만 달랑 부르지 못하는 것은 이런 전통의 그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과장, 박대리 등과 같이 성과 직 책을 붙여 부르는 것도 그 좋은 사례입니다.

이젠 이름을 불러주어야 ‘꽃’이 되는 시대

이름을 쓰던 시대인 과거에는 이름 자체에 의미를 너무 많이 부여해 소중함이 지나쳐 ‘장롱 속의 면허증’처럼 거의 쓰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우리의 풍속도 많이 달라져서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것이 친근함의 표현으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이름을 직접 부르길 좋아하는 서양의 풍속이 많이 도입되었기 때문이지요.
그것이 좋든 나쁘든 이제 우리는 이름을 부르며 사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요즘엔 ‘부르기쉬운 이름이 좋은 이름이다’라는 공식을 이름 짓기에서 제일 많이 고려합니다. 다시 말하면 ‘발음 오행’을 제일로 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아무리 뜻이 좋고 사주를 보충한다고 해도 ‘김치국’ 혹은 ‘고릴라’라고 지어서는 안 되겠지요?
이름을 부르는 시대인 오늘날에는 이름에 그 사람의 얼굴 모양이나 성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더욱 그 사람에 맞게 이 름을 지어주어야 하며, 이름이 불려질 때마다 이름에서 나오는 생기를 돌게 하여 그 사람의 운세를 더욱 좋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왕 지은 이름이라면 많이 불리는 것이 좋고, 이왕 이름을 지을 거라면 부르기에 좋은 이름을 지어야겠지요. 또 이왕 이름을 지었다면 많이 불러줍시다.

이름과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

자식 이름엔 반드시 피했던 여섯 가지 글자
옛부터 우리 나라와 중국에서는 ‘육불(六不)’이라 하여 자식의 이름을 지을 때 피해야 할 여섯 가지 글자를 정하고 있습니다. <춘추> ‘좌씨전 ’에는 자식의 이름을 지을 때 나라 이름, 관직 이름, 강이나 산 이름, 질병 이름, 가축 이름, 그릇이나 물건 이름 등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쓰여 있습니다.

또한 공자가 지은 <춘추>에는 지위가 높은 사람, 부모, 덕행이 훌륭한 사람의 이름을 피한다고 밝혀 놓았습니다. <예기>에는 나라 이름, 일 월의 이름, 질병 이름, 강이나 산 이름 등은 이름자로 쓰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일상 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글자나 질병 이름은 좋지 못한 글자로 보아서 이름자로 쓰기를 꺼린 것입니다. 또한 이름을 소중히 여기는 관습 때문에 흔히 말로 사용하는 글자로 이름을 지으면 대화 중에 자주 오르내리므로 좋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흔히 사용하는 글자는 아예 이름자로 써서는 안 될 글자로 권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름을 잘 지으면 오래 살 수 있을까?

지금이야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옛날 어느 양반 댁에서는 아들의 수명을 길게 하기 위해 이름을 길게 주었다고 합니다. ‘삼천갑자 동방삭이’는 여러분도 다 아시는 얘기지요? 3천 년이란 세월을 살았다는 동방삭이 말이지요. 그런데 그 양반 댁 어른이 10대 독자인 아들의 이름을 동방삭이와 같이 오래오래 살라고 ‘삼천갑자동방삭이처럼’이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10자나 되는 긴 이름인데도 그 양반 어른 은 성에 차지 않아 이름 짓는 이에게 아들의 이름을 다시 부탁했답니다.

우리 아들 이름이 10자밖에 안 되어 10년밖에 못 살 것 같으니 아주 오래오래 살게 긴 이름을 지어주시오.”

그래서 이름 짓는 사람은 ‘삼천갑자동방삭이처럼오래오래살게 할 놈’이라는 무려 120자나 되는 긴 이름을 지어주었다는군요. 이에 그 양반 댁에서는, ‘우리 아들의 이름이 세상에서 가장 길겠지. 그러니까 세상에서 제일 오래 살 거야. 아마 적어도 120세까지는 살 수 있을 거야’ 하고 마음을 놓았답니다.
한편 양반 부부는 자신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아들의 이름을 부를 때는 한 자도 빼놓지 않고 120자를 다 부르도록 했답니다. 심지어 어떤 하인이 아들의 이름을 한 자라도 잘못 부르면 몽둥이로 때리기까지 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밖에 나갔던 하인이 숨이 꼴깍 넘어갈 듯이 뛰어오면서 양반 어른을 불렀습니다.

“빠졌어요! 빠졌어요!”
“뭐가 빠졌다는 말이냐?”

양반 어른은 시큰둥하게 대답하면서 혀를 끌끌 찼습니다.

“삼천동방삭이처럼!”

그러자 양반 어른은 10대 독자인 자신의 아들 이름을 틀리게 불렀다고 얼굴을 시뻘겋게 달구고 하인에게 호통을 쳤습니다.

“이놈! ‘삼천동방삭이처럼’이 뭐냐? ‘삼천갑자동방삭이처럼’이지. 다시 해보거라!”

“예? 아, 삼천갑자동방삭이처럼오래오래살게……할 놈.”

하인은 숨도 쉬지 않고 10대 독자의 이름을 다 외고 난 뒤, “그 도련님이 개울물에 빠졌어요!” 하고 말하고는 지쳐서 쓰러졌답니다.
그 다음은 여러분들이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와 같이 이름을 길게 짓는다고 해서 수명이 길어지는 것은 아니지요. 아이의 이름은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정성과 수고로 아이에게 맞게 지어주는 것입니다. 아이의 이름에 부모의 욕심을 담으려 하지 말고, 우리 아이에게 적절한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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